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김명기 시집)

작성자 정보

  • 작성일
  • 조회 137
  • 작성자 관리자

컨텐츠 정보

본문

 56693b7eaf92406679815cb5b7ac08ca_1649124137_6077.jpg 


삶의 끝자락에서 퍼 올린 선한 시집

온몸으로 기록한 사랑의 변주곡

큰 슬픔 작은 슬픔

슬픔이 슬픔을 알아본다

 

걷는사람 시인선의 56번째 작품으로 김명기 시인의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가 출간되었다. 2005년 계간 시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세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은 밥과 시사이에 자신을 오롯하게 드러내고 받아쓴 사랑의 기록이다. 그 사랑의 아픈 여정을 담백하게 고백하고 있다. 고백은 힘이 세다. 시집 전반에 걸쳐 속울음을 품고 있어서 어두운 빛깔이긴 하나 쓸쓸하지만은 않다. 고백의 힘은 시인의 선하고 지극한 사랑이 시어의 능동성과 어우러져 묵직한 울림을 던지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돋보이는 점이다.

시집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니 생각하면 얼마나 아득하고 막막한가. 시인은 살아오는 동안 밥벌이를 위해 다양한 직종에서 일했는데 그런 여정을 반영하듯 나를 위로해 주는 시가 있어 여기까지 왔다시인의 말에서 고백한다. 그리고 시집을 여는 첫 시에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첫 번째 시 한 편을 읽고 시집 한 권을 읽은 듯한 느낌도 오랜만이다. 시인이 뭐냐고 묻는 앞집 할매에게 그냥 실없는 짓 하는 사람이래요/그래!/니가 그래 실없나/하기사 동네 고예이 다 거다 멕이고/집 나온 개도 거다 멕이고(시인)라고 읊조린다.

그런 것이다. 시라는 것도 사는 일도 어떤 목적의 거창한 대업을 완수하는 결과가 아니라 버려진 동물들을 챙기고 아픈 이웃들에게 손 내미는 그런 마음을 잃지 않는 것. “날마다 무언가 날아와 쌓이는 사람의 거처는/어둠을 견디기 위해 또 불이 켜(새들의 거처)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사람과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우위를 두지 않으며 환경과 노동 또한 대립시키지 않는다.

시인에게 시는 삶이고 삶은 시이다. 시집 전편에 그런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시인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이 시집은 감정을 왜곡하지도 않는다. 본연 그대로 현실을 직시하고 감각한다. 말하기 힘든 내면의 이야기들조차 담담하게 드러내며 고백하기도 한다. “사람 목숨은 질기고도 가엽다 적어도 내가 아는 죽음들은 그렇다 죽음이 아무리 화려해도 한 줌 재가 되거나 아무도 찾지 않아 풀이 웃자란 길목에 허기진 영혼의 빌뱅이가 되어 누워 있(죽음도 산 자의 일)음을 아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큰사람은 성공한 사람을 가리킨다. 시인도 집안의 장자로 큰사람이 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자란 모양이다. 그러나 시인은 나는 큰사람이 되기 위해 객지와 바다 위를 무시로 떠돌았지만/()/이제 오십이 넘어 무슨 큰사람이 될까 싶었는데/()/장탄식을 내뱉었다 일백팔십이 센티의 키에 몸무게/백 킬로그램이 넘는 큰 사람(큰사람)으로 큰사람이 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시집에서 보여 주는 굵은 울림은 큰 사람큰사람했다는 요샛말처럼 손색없이 이미 큰 사람이다.(- 책 해설 중에서 -)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22-06-10 12:42:10 문학관이 傳하는 책에서 이동 됨]
Facebook Twitter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 Naver
관리자

관련자료

이육사문학관 (사)이육사추모사업회

우) 36604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백운로 525
전화: 054-852-7337
팩스 : 054-843-7668
이메일: yuksa264@daum.net
개인정보보호책임 : 윤석일

Copyright 2020 by 이육사문학관 웹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