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퀘렌시아(문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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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퀘렌시아




밤은

잠든 당신의 푸른 이마 같고


잠결에 흘리는 눈물 같고

이별하는 연인의 악수 같고


침몰하는 배 같고

낙화하는 꽃잎 같고


숨겨놓은 정부情婦 같고

익숙하지 않은 친절 같고


눈치를 보는 진실 같고

그래서 우울한 나의 퀘렌시아, 밤은


폭죽의 잔해 같고

드러나지 않은 죄 같고


돌아서버린 당신 같고

뛰어내릴 것 같은 신발 같고



*퀘렌시아querencia : 스페인어로 피난처, 안식처



문영숙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2011년 《한국작가》로 등단했으며 2020년 이육사문학관 상주작가로 근무했다.

샘문학 동인, 안동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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