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겨울 가고 나면 따뜻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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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풍경이 부려 놓은 그림자와 그늘에 골몰하는 시인 길상호의 두 번째 산문집. 『겨울 가고 나면 따뜻한 고양이』(걷는사람 刊)는 길에서 우연히 만나 식구가 된 고양이 네 마리와 아옹다옹 살아가는 길상호 시인의 집사 일지다. 고양이와 함께 산 지 어언 14년째이지만 고양이들과의 온전한 대화는 결코 쉽지 않아 “시와 산문, 그림 등으로 (주야장천) 고양이어를 연습 중”이라고 시인은 고백한다. 시인 길상호에게 ‘야옹’이라는 기척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들을 수 있는 소리이며, 빗방울이 만든 물의 파동처럼 마음을 적시며 다가오는 소리다. 이를테면 ‘야옹’이란 말이 지니고 있는 세 개의 동그라미는 시인과 고양이들을 하나로 묶는 단단한 고리와도 같은 것.
에세이는 유년의 성장기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고양이들과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고 결국 식구가 되었는지를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는데, 이제껏 길상호의 글쓰기가 그래 온 것처럼 그의 글과 그림에는 덕지덕지가 없고 과함이 없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소년은 어느덧 시인이 되고 중년의 나이가 되었고, 고양이와 어울려 살면서부터 연필을 쥐고 백지 위에 그 아이들을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길상호의 그림은 고양이의 흰 털 한 오라기와 졸음이 오는 순간마저도 포착해내어 ‘공생’이 무엇인지, 사랑과 평화는 어디서 태어나는지를 보여 준다. 그리하여 책을 펼치면 한겨울 처마 끝에 달린 고드름같이 정갈하고 투명한 슬픔이 만져진다. 분명 고드름 같은 슬픔인데 도리어 온기가 느껴지는 것은 시인 길상호만이 가진 섬세하고 따뜻한 삶의 태도, 그리고 담박한 그의 필체 덕분일 것이다.(- 책소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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