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태 『사라지는 시간들』(삶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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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과 해학의 시학>
김주태 시인의 시에는 근대문명에 의해 사라져가는 존재들에 대한 곡진한 서정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감상에 빠져 있지도 않다. 시인은 자신이 살아왔던 자리, 즉 존재의 자리가 소멸하는 현실을 해학을 통하여 보여준다. 이는 마지막 남은 존재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있는 형국과 비슷하다. 그 옷자락을 노래함으로써 독자의 시선을 더 오래 붙드는 효과를 주고 있다. 그러는 동안 독자들로 하여금 떠나온/버려진 존재의 자리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서사가 배어 있는 서정시>
이 시집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빼어난 서정적 시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김주태 시인은 짧은 서정시에 능숙한 시인이다. 군말이나 허언 없이 대상의 특징을 순간적으로 잡아채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 또한 어릴 때부터 몸에 각인된 자연의 감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자연 서정시는 자칫하면 정서의 이완으로 빠질 수 있는데 시인은 섣부른 감정을 내세우지 않고 대상의 현존을 부각시키거나 서사를 새겨 넣음으로써 그 함정을 피해 가고 있다.
이런 빼어난 서정 탓에 김주태 시인의 첫 시집인 『사라지는 시간들』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밝게 웃고 있는 것 같다. 해학과 서정은 이 시집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질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시인 자신의 울퉁불퉁한 여정을 통해 형성된 것 같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목적의식적으로 또는 전략적으로 취하고 있는 포즈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또한 이 시집에서 세심히 읽어 발굴해낼 사안이기도 하다. - 책 소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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