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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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조영일

밤새 비 내린 뒤

볕이 든 뜰에 날아 온

누가 지나가다 버린 흰 종이 한 장

흐르는 세월 지나 온

메모 담아 놓았다

삶이 서툴다는 회한 섞인 빈 말

어디쯤 가면 알까

힘줘 눌러 쓴 글씨

밤비에 젖어 구겨진 채로 볕에

마르고 있다.
 
           - 시집 『설산』(도서출판 한 빛) 中


  숨이 일어나 숨이 멈출 때까지 생명은 시작되고 끝난다. 생명을 가진 우리들은 그 시간을 산다. 혹은 살아내기도 한다. 우리는 그 시간을 ‘생’이라고도 하고 ‘삶’이라고도 한다. 사람마다 생의 길이는 다르고 어떤 삶도 똑같은 삶은 없다. 고유성의 개인들이 저마다 개성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삶이 서툴다’는 메모가 시인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힘줘 눌러 쓴 그 말, 그 말을 한 번도 품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삶은 날 것이어서 삼킬 때마다 젖 먹던 힘까지 써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삶은 새롭고, 서툴러서 아프고, 아름답다. 때로는 구겨지거나 비를 맞아 찢어지더라도.


■김연진 / 이육사문학관 해설사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21-06-01 13:31:05 지역 예술의 힘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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