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야 놀자! 만나서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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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이육사문학축전]

 

동시야 놀자! 만나서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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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개미 시인

김륭 시인 



  김개미 시인 :

  선생님 반갑습니다. 저는 방금 소개를 받은 김개미입니다.

 

  김 륭 시인 :

  저는 시를 쓰는 김륭입니다.

 

  김개미 시인 : 

  오늘 이렇게 좋은 장소에서 김륭 선생님하고 동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텐데요. 여기 오면 왠지 문학관 이름 자체가 이육사여서 좋은 기운을 받고 가서 멋진 동시를 쓰리라는 확신을 가져봅니다. 그러면 저희는 오늘 몇 편의 동시를 같이 읽으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부끄러움이 많으신 김 륭 시인이 동시를 되게 잘 쓰세요. 겉보기에는 되게 우락부락하고 공룡 같이 생기셨지만, 말랑말랑한 면을 많이 가지고 계시니까요, 재밌는 동시를 읽어 주실 거에요. 

  

  김 륭 시인 :

  저는 시를 대학 다니면서 쓰다가 직장 들어가서는 십년 정도 쓰지 못했습니다. 직장 생활에 충실하다가 제 삶에 시가 없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사표를 내고 시하고 동시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시 쪽을 공부하면서 시간이 나면 동시를 좀 쓴 게 인연이 되어서 지금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동시집이 훨씬 많은 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 좀 슬프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제가 최근에 나온 동시집 가운데 괜찮다 싶은 작품을 먼저 한번 낭독하겠습니다. 



 개의 발명

  -지우개

 

 기다려 밥을 줄 때마다 나는 말하고 개는 가만히 기다려 착하지 착한 개는 착하게 살살 꼬리를 흔들어 개를 지우지 그러니까 우리 집 개는 밥 따윌 기다리는 게 아니야 가만히 사람이 될 때까지 참는 거야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누군가를 그 무언인가를 기다리는 동안 얼마나 엄청난 일이 일어나는지 마침내 개를 지우고 사람이 된 개 사람이 된 우리 집 개가 발명할 사랑이 기대되지 않니 네 발로 걷는 걸까 사랑은 두 발로 걷는 걸까 공부는 이따가 하고 좀 기다려

 

  김개미 시인 :

  좀 특이한 시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이 시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김 륭 시인 :

  제가 어릴 때 저희 집에 부모님들이 개를 많이 키우셔서 동물들 하고 친하게 지내온 것 같아요. 지금도 제 딸이 고양이 키우고 싶다고 해서 집에서 키우고 있는데 자기는 서울에 가서 공부하고 키우는 것은 제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랑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어릴 때 가까이 지냈던 개 생각이 나고, 개와 사람의 관계가 아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면 좋을까 고민 끝에 그래 기다려그게 지우개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를 지우면 밥을 얻어먹을 수 있지 않느냐, 지우개가 개를 지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사랑이 사람을 지울 수도 있고, 개를 지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시를 썼습니다.

 

  김개미 시인 :

  선생님 시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알쏭달쏭합니다. 살짝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느낌이 있었는데, 역시 미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요새 집에 고양을 키우고 있는데, 굉장히 코믹한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개의 발명이란 시에 등장시켜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한 편 읽어도 될까요?

 

  삼촌 이야기

 

  어렸을 때 할아버지 라디오 속에는 난쟁이들이 살았어/ 어느 날 라디오를 뜯으니까 난쟁이들이 나왔어/창문을 열고 나가더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더라

 

  김개미 시인: 

  방금 읽어드린 동시는 제가 어렸을 때의 상상력을 현재화해서 써봤던 작품인데요. 저는 아직 라디오 속에 난쟁이들이 살고 있다는 그 마음으로 동시를 쓰고 있고, 어른이 되어서는 라디오 속에 난쟁이가 살지 않고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동시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세계는 라디오 속에 난쟁이들이 있는 세계 입니다, 저는 그 세계를 쓰고 싶고요. 왜냐하면 보여주는 세계를 보는 게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세계를 보고, 내가 듣고 싶은 세계를 들으면서 저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쓰는 동시의 소재라면 소재, 재료라면 재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륭 시인

  개인적으로 저희들이 작품을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 해본 적이 별로 없잖아요? 보통 제가 생각할 때 어른시도 그렇고 동시도 그렇고 자기만의 세계와 목소리가 있으면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제가 볼 때는 김개미 시인께서는 제가 아는 동시를 쓰는 시인들 가운데 자기만의 스펙트럼을 가진 시인으로 생각을 했고, 그래서 김개미 시인의 작품을 즐겨서 읽는 팬이에요. 자기만의 목소리를 가지려면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야 할까요?

 

  김개미 시인 : 

  그거는 제가 여쭈고 싶은 질문인데요. 저는 동시 쓸 때 저에게 충실하는 거 같아요. 평소에 생각했던 것 중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사소한 것, 쩨쩨한 것을 좋아하는데요,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저는 동시를 많이 쓰는 거 같아요.

 

  김 륭 시인:

  알겠습니다. 제 시 한편을 다시 낭독하겠습니다.

 

  있음 없음

  우주복 있음 거북이는 느릿느릿 기어 다니지만 우주복 있음 토끼는 없음 거북이를 앞질러 뛰어 가지 않고 날아가더라도 우주복 없음 수영복도 없음 너는 없음 수영복은 있지만 우주복 있음 나는 있음 수영복은 없지만 우주복 있음 그래서 공부를 못함 너는 우주복만 없음 가진 게 너무 많아 무겁고 나는 우주복만 있음 우주복 말고는 가진 게 너무 없어 가볍고 날아갈 수 있음 너는 날아갈 수 없음 너는 다 있음 우주복 말고는 나는 다 없음 우주복 말고는 그래서 나는 너를 데리고 날아갈 수 있음 멀리 우주 끝까지

 

  김개미 시인:

  좀 신비로운 거 같은데요.

 

  김 륭 시인

  저는 제목을 잘 뽑은 거 같아 너무 좋아요. 있음 없음.

 

  김개미 시인 : 

  중독성이 있게 들리기도 하면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한 번 더 듣고 싶은 그런 시 같아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일단은 거북이한테 우주복을 주는 거잖아요? 그게 좀 재밌는 거 같아요. 우주복이라고 하면 순식간에 멀리까지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건데, 거북은 되게 느린데 그렇지만 사람이 어떤 달에 도착해서 걷게 된다면 거북처럼 느려질 거 같습니다. 아주 미묘한 연결성을 가지면서 혼란에 빠뜨리는 이 시의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김 륭 시인:

  저도 처음에는 거북이 등껍질을 보고 이렇게 상상을 했었는데, 선생님이 이야기 했듯이 조금 더 들어가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동시를 이렇게 써야 되겠다 싶네요.

 

  김개미 시인

  이게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더 읽어 주시면 이해가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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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클릭하시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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