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에세이

적어도 바다는 네가 가졌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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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수카


 바다는 여름이라는 계절을 품고 있는 듯하다. 찌는 더위도 씻겨주고, 동시에 누군가의 까맣게 타버린 심장도 식혀줄 수 있는 것이 바다이다. 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바다로부터 위로받을 수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그럼, 바다를 내어주고 있는 바다의 주인에게도 고마움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다들 잘 모를 것 같아서 알려주겠다. 넓은 바다를 여유롭게 누비고 있는 바다의 주인은 바로, 고래이다.

 

 바다와 고래를 노래하는 이야기들은 많다. 그중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이야기는 물 만난 물고기였다. 물 만난 물고기는 악동뮤지션으로 데뷔하여 꾸준한 음악 활동으로 사랑을 받아온 이찬혁이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은 유독 여름 바다 냄새가 가득해서 매년 여름마다 꺼내서 읽곤 한다. 그리고 이 소설과 연결된 악뮤의 정규앨범 항해를 함께 들어야 바다를 유영하는 기분이 들 수 있다. 물 만난 물고기속 주인공 해야를 보면,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가 떠오른다. 음악을 잘하고 외로움을 좋아해 파란 도화지 속 물감이 된 해야. 해야는 여름을 닮은, 바다의 고래였다.

 

 소설을 다 읽고 악뮤의 항해앨범 속 고래라는 노래를 들으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가사 일부분을 가져와 봤다.

고래야 적어도 바다는 네가 가졌으면 좋겠어

고래야 헤엄하던 대로 계속 헤엄했으면 좋겠어

부러워 난 고래야 네가

아마도 다들 그럴 거야

아마도 다들 그래서 바다를 빼앗으려는지 몰라

오 거대한 너의 그림자를 동경해

이 넓은 바다를 누비는 너의 여유

 

 고래는 수천만 년 이상 지구에서 살아남았다. 고래의 몸속에는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탄소 저장 체계가 있다. 평균 60여 년이라는 긴 수명을 사는 고래는 사는 동안 몸에 탄소를 축적하고, 죽을 때는 한 마리당 평균 33t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탄소를 가지고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그런데 지금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는 90여 종의 고래 가운데 약 20여 종의 고래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전 세계 바다 곳곳에서는 해양 석유 시추 및 파괴적인 어업 등으로 고래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해양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인간은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고래를 질투해 바다를 빼앗으려고 하면서도, 고래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도 공존하는 것 같다. 자신이 가진 세상에서 마음껏 헤엄치는 거대한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 때문에 우리는 고래를 부러워하고, 동경하기도 한다.

 

고래야 마른하늘 위로 물을 뿌려줬으면 좋겠어

두려워 마 굉음 소리가 아무리 크다 한들 해도

천둥에 미치지는 못하니까

 인간이 굉음 소리를 내며 고래를 잡으려고 하더라도, 바다, 곧 자연이 가진 힘을 이기지는 못한다. 물 만난 물고기구절 속에도 나와 있다.

사람들은 잊어버리고 산다. 심기가 불편한 바다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자신이 타고 있는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이 아무리 강한 무기를 갖고 있어도 자연이 가진 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그러니 고래가 두려워하지 말고,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지고 메말라 버린 이 세상에 힘껏 물을 뿌려줬으면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바다의 주인 역할에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늘 바다를 보며 고래를 생각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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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유튜브 lika

 

 

 전사라 / 외부청년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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